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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랑 시집
책을 읽기 전에
초록나무
|
김영랑
|
2021-03-16
3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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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
초록나무
작가 소개
책을 읽기 전에
끝없는 강물이 흐르네
돌담에 속삭이는 햇발
언덕에 바로 누워
뉘 눈결에 쏘이었소
오-매 단풍 들것네
함박눈
눈물에 실려 가면
꿈밭에 봄 마음
님 두시고 가는 길
풀 위에 맺어지는 이슬
좁은 길가에 무덤
숲 향기 숨길
저녁때 외로운 마음
바람에 나부끼는
뻘은 가슴을
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
사랑은 깊으기 푸른 하늘
미움이란 말 속에
눈물 속 빛나는 보람
외론 할미꽃
설운 소리
향내 없다고
언덕에 누워
온몸을 감도는
제야(除夜)
내 옛날 온 꿈이
아파 누워
가늘한 내음
내 마음을 아실 이
시냇물 소리
모란이 피기까지는
불지암서정(佛地菴抒情)
물 보면 흐르고
강선대(降仙臺) 돌바늘 끝에
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
마당 앞 맑은 새암을
황홀한 달빛
두견(杜鵑)
청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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